아직까지 인터넷 서비스의 대세는 기가비트 수준에 머물러있고, 그렇기에 10기가비트 이상을 지원하는 장비는 PC에서 사용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만약 내부망, 개인 스토리지 구축 등의 이유로 사용하게 된다면 전력 소비에 따른 발열을 해결할 방법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더욱이 개인이 사용하는 장비의 호환성을 문제로 광케이블이 아닌 구리선을 사용하게 되면 광케이블 기반 장비에 비해 더욱 높은 전력 소모로 인한 더 높은 발열 또한 감안해야 합니다.
하지만 막상 이러한 발열을 해결해보려 해도 현실적인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위 제품은 인텔의 10기가비트 랜카드인 X710-T2L로, 최대 대역폭으로 사용 시 10와트에 달하는 전력을 소비하며, 이는 PCIe 5.0 SSD의 전력 소모량에 준합니다.
현재 시판되는 PCIe 5.0 SSD가 방열판 없이는 윈도우 설치 후 부팅 조차 불가능하고, 적절한 냉각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을 때 쓰로틀링이 필연적임을 감안하면 팬 하나도 없이 장착되어 있는 패시브 쿨링 방식의 방열판이 너무 작고 조잡하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합니다.
생각대로, 일반 PC에서 팬도 없이 이러한 작은 방열판으로 10와트의 발열을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서버/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경우 이 정도 크기의 방열판만 사용해도 쓰로틀링 없이 제 성능을 내는 것이 가능한데, 이는 일반 PC에서 사용하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풍압과 풍량을 자랑하는 팬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서버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팬은 일반 PC에 장착되는 비슷한 사이즈의 팬들과 비교하면 3000 RPM 이상의 고회전, 넓은 블레이드 형상에서 비롯되는 고풍압을 전제로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패시브 쿨링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발열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된 듯 보이지만, 개인 PC에서 산업용 팬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위 영상은 녹투아 사의 산업용 팬을 3000 RPM으로 작동시킨 영상인데, 산업용 팬 중에서는 나름 가장 정숙한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최대 성능으로 사용 시 바닥으로 진동이 전해질 정도이며, 소음 또한 생활 소음 정도로 받아들일 수준은 한참 벗어나 있습니다.
그렇다고 팬 속도를 낮게 조절하여 소음 부분을 타협해 사용하자면 PCIe 슬롯에 장착된 방열판을 냉각할 정도의 대류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타 사의 산업용 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라 소음과 성능이 비례하기에 개인 장비에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10기가비트 랜카드를 개인 장비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팬이 애초부터 장착되어 있는 제품을 사용하거나, 기존 방열판을 가공해 작은 팬을 장착해 스팟쿨링 형태로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QNAP 사에서 제공하는 10G2T-X710 제품의 경우 40 mm 팬이 장착되어 있고, 기존 방열판을 가공하여 40 mm 팬을 장착한 사례도 있으며, 시스템 팬으로 충분한 냉각 성능을 확보할 수 없는 위치에 발열원이 있는 경우 그 위치에 팬을 장착하는 시도는 찾아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다만 이러한 작은 사이즈의 팬은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충분한 냉각 성능을 위해 회전수를 조금만 늘리면 고주파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10기가비트 랜카드를 발열 문제, 소음 문제 없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주파를 발생시키지 않을 정도의 사이즈와 충분한 냉각 성능을 얻을 수 있는 풍량과 풍압, 이 모든 부분에서 타협을 해야 합니다.
단지 랜카드에 케이블타이로 팬을 고정하거나 옆에 팬을 세운 후 양면테이프로 고정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는 원치 않는 공진음부터 최악의 경우 내부 파손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방열판을 새로 제작하고 그 방열판에 팬을 장착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이러한 작업에 일가견이 있는 국내 커스텀 제작 업체인 MEG CUSTOM에 의뢰를 하게 됐습니다.
랜카드가 장착되어야 할 PCIe 슬롯 바로 위에 그래픽카드가 장착되고, 바로 아래에는 높이가 높진 않지만 M.2 SSD 방열판까지 장착되어있어 내부 공간이 매우 협소했기에, 일반적인 그래픽카드에 탑재되는 팬의 사이즈와 유사한 90 mm 언저리의 팬 중 성능과 정숙성, 그리고 얇은 두께까지 만족하는 녹투아 NF-A9x14 제품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완성된 모습입니다.
M.2 SSD 방열판의 높이를 고려해 PCIe 슬롯 결합부와의 거리를 띄웠으며, 기판에 튀어나와있는 각종 소자들의 간섭을 막기 위해 방열판 자체에도 많은 가공이 이루어져있습니다.
전기영동 도색되었으며 귀찮아서 사진은 안 찍었지만 코어 접합부는 레이저로 도색을 벗겨내 발열 해소에 문제가 없도록 하였습니다.
팬은 마더보드 PWM 단자에 연결되어 50% 팬 속도로 고정되었으며, 협소한 공간을 고려하여 제작되었기에 다른 부품과의 간섭이나 풍절음 또한 없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가적인 효과로 직접적으로 랜카드 바로 밑에 장착된 M.2 SSD의 온도가 직접적인 냉각을 하지 않음에도 10도 가량 하락하는 기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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